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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미끄러짐 사고 주의"…넘어졌을 때 꼭 살펴야 할 증상은?
한국소비자원은 가정 내 안전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소비자 위해정보는 총 8만 5,639명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해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사고 발생 장소를 분석한 결과, 모든 연령층에서 가정 내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특히 신체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의 사고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고령층의 가정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끄러짐∙넘어짐 사고↑…욕실서 각별히 주의해야
고령자의 가정 내 안전사고 중 가장 흔한 원인은 '미끄러짐·넘어짐'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특히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욕실(45%)로, 주로 미끄러운 바닥에서 미끄러지거나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욕실 바닥과 같은 미끄러운 환경은 노년층에게 특히 위협적이다. 하체 근력과 평형 유지 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는 작은 미끄러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질환, 파킨슨병, 신경근육장애, 인지장애, 치매 등을 앓거나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 중인 노인은 근육 약화와 균형 감각이 저하되어 있어 낙상 위험이 더욱 크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골절이나 외상성 뇌 손상 등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년층은 뼈의 밀도가 낮아 작은 충격에도 손목, 척추, 고관절 등에서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이 중에서도 고관절 골절은 가장 치명적인 부상으로 꼽힌다. 정형외과 전문의 박희설 원장(광교삼성h정형외과)은 "고관절 골절 후에는 장기 침상 생활로 인해 기저질환 악화, 혈전증, 흡인성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들 합병증은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 노인의 18%가 1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인의 외상성 뇌 손상 주요 원인도 낙상이다. 이는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령층은 넘어진 뒤 이상 증상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손목이나 발목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나 육안 상의 변형, 부기가 나타나면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골절이 심한 경우에는 한쪽 다리의 길이가 짧아질 수 있다. 아울러 어지럼증이 생기면 뇌 손상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미끄럼 방지 매트와 안전 난간 적극 활용해야
고령자의 낙상 사고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정형외과 전문의 최창현 과장(경산중앙병원)은 "노인 낙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환경을 정비하고, 안전한 보행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집 안에서는 전선, 문턱, 미끄러운 바닥 등 발에 걸릴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정리하고, 욕실이나 베란다처럼 물기가 남기 쉬운 공간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욕실의 경우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스티커를 부착하고, 밝은 조명등을 설치하며, 사용 후에는 바닥의 물기를 즉시 제거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한 환경 정비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하체 근력 강화도 중요하다. 최 과장은 "하체 근육이 강해지면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향상되어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낙상 위험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하체 운동으로는 △벽 밀기 △다리 들고 버티기 △까치발 들기 등이 있다.